동남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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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국의 외국인, 캄보디아 1
나에게는 한 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 있다. 어릴 때는 사이가 안 좋았고 어른이 되어서는 친하게 지낸 적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녀는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타인 중 하나였으니까 그만큼 쌓인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의 어느 시점까지는 그녀와 같이 간 해외여행이 가장 길었다.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이 같이 다닌 여행이 꽤많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둘이 긴 해외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왔으니까. 연년생 자매의 사이란 어때야 하는 걸까? 우리 자매의 사이를 설명할 여러가지 표현이 있겠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얘기할 때가 가끔 있다.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단 한 번도 등하교를 같이 한 적이 없었다고. 동생과 함께했던 첫 유럽여행 때, 2주가 채 안 되..
2020.01.28 -
드디어 남국을 찾아서, 괌
내가 처음 애인과 함께 간 ‘남국’은 괌이었다. 9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 신혼여행지로 처음 개발되었던 곳. 미국령이지만 사실은 일본인들이 많은 섬. 미국령이지만 미국 비자가 필요없는 곳. 그래서 얼마전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기 직전, 굳이 무리해 받아놓았던 미국 비자가 아무 소용이 없었던 미국땅. 2000년대 초반 괌으로, 5년간 사귄 애인과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 당시는 아무리 오래 사귄 사이라도, 애인과 떳떳이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우리는 주변의 누구에게도 우리의 해외여행 출발을 알리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나는 해외여행, 그런 게 요즘은 존재하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하다못해 우리가 그때 여행지에서 실종됐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리고 우리..
2019.06.05 -
부모와 동남아 여행
나의 부모는 나이가 꽤 들어서 결혼하고 나를 낳았다. 그래서 내가 아직 학생일 때 그만, 아버지의 환갑이 닥치고 말았다. 이제 60세는 ‘장년’이나 마찬가지라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냥 지나보낼 수는 없었다. 환갑잔치까지는 아니라도, 친척들을 모아 식사라도 해야 했다. 학생이긴 해도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아주 돈이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곤란했던 것 같다. 돈도 있는데, 안 쓰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홀랑 쓰자니 아깝고. ㅠㅜ 고민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그냥 당신이 돈을 댈 테니 같이 해외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 넷은 처음으로 가족 해외여행을 떠났다. 아버지가 직접 알아보고 예약을 했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저가 패키지 여행이었던 것 같..
2019.03.29